이 작품은 안무가의 신체 하나로 2명의 움직임을 안무하고 실현하는 과정을 가상현실에서 관람하는 작품이다. 관객은 서로 연결되어있는 2개의 공간(가상 연습실, 가상 극장)을 선택해서 입장할 수 있다.
가상 연습실(Virtual Studio)은 실제로 연습할 때 필요한 거울,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배치했다. 벽에 위치한 10개의 이미지는 2인무를 기록한 무보이다. 내가 하나의 몸으로 2인무를 만들때 2명의 신체가 그리는 시*공간의 구조를 상상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상상하기 위해 그리드가 그려진 종이에 동선을 그리고 실제로 바닥에 그리드를 설치해 동선대로 움직여보았다. 그리고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그 모습이 어떠할지 가늠한다. TV화면에서는 각 2인무를 구성하는 주요한 동작을 감상할 수 있다. 연습실 출입구 쪽에 위치한 기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매거진의 기자로 활동할 당시 작성한 기사이다. 20년도에 팬데믹이 시작하면서 국내의 공연예술계 상황과 대안, 예술가를 위한 정책을 다뤘다. 내가 가상현실에서 안무를 구현하는 시작점이다.
이어서 나오는 가상 극장은 시점이 다른 3개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중앙에 있는 극장에서는 5개의 2인무(Inventio 1,5,9,10,6)를, 오른쪽에 위치한 극장에서는 3개의 2인무(Inventio 2,4,7), 왼쪽에 위치한 극장에서는 2개의 2인무(Inventio 3,8)를 관람할 수 있다. 온라인 가상공간에서만 존재하는 이 3개의 무대는 현실의 극장에서 객석의 위치에 따라 다른 시점으로 안무를 감상하는 것에서 착안하였고, 단 하나의 좌석을 설치한 것은 모니터를 통해서 관람하는 온라인 가상 극장만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나는 이 작업에서 미디어에서만 감상이 가능한 형태를 고민 했다. 그리고 안무만으로 작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 가상 공간을 방문하는 관객도 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 하길 바란다.
서태리는 신체의 움직임과 연동되는 시간과 공간의 구조를 만드는 안무를 하는 사람이다. 〈함께하(려)는 몸, Parts of body (try to be) in a whole body〉(2017)을 만들때부터 중력의 영향을 받는 뼈의 움직임을 탐구하는 것으로 안무를 시작했다. 그리고 루돌프 폰 라반(Rudolf von Laban 1879-1958)의 공간 조화이론(Space Harmony)과 작곡법 대위법(Counter point)의 규칙을 적용시켜 군무(Group Dance)를 안무하는 방식을 탐구 중이다. <하나의 몸으로 2인무하기>(2020)를 가상공간에 재구축하여 전시한 <포털사이트>(기획 박동준∙이다영)를 계기로 온라인 가상무대의 고유한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시작한다. 현실 공간의 신체 안무가 디지털 공간 안에서 움직임으로 발현하는 방향으로 융합예술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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